영화MOVIE
주요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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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투로컬 01
총 86분
공원에서 At the Park
손구용┃2024┃한국 | DCP┃86분|15세
시놉시스
오후 두 시경 공원에서 한 여자가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한편, 새 한 마리가 나무에 앉고, 구름은 해를 가리고, 고양이는 세수하고, 물레방아는 돌고, 비둘기들은 보도에 앉아 쉬고, 남자는 뜰의 구석에서 서성이고, 나비는 꽃에서 꽃으로 날고, 분수는 솟구치고, 잉어 몇 마리 연못 속에서 헤엄치고, 개미들은 제 할 일에 바쁘다.
프로그램 노트
단편 <산책>(2017)과 <서울의 겨울>(2018), 장편 <오후 풍경>(2020)과 <밤 산책>(2022)을 선보였던 손구용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세 번째 장편 <공원에서>(2024)는 기울어진 감각을 지탱하는 것이 영화 내부에 존재하지 않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기울어진 감각을 형상화하는 존재는 카메라가 잘라낸 풍경과 풍경 사이, 순환을 발견하기 위해 이 작품의 외관에 부딪히길 반복하는 관객들의 눈과 눈 사이를 비켜선 채 흐른다. 단조로운 시, 공간이 오규원 『뜰의 호흡』 속 활자를 만나선형적인 영화의 관성을 길들이고, 무한히 수렴할 것만 같은 수평의 감각을 획득하는 것으로 이 작품을 요약하거나, 그것을 일련의 성취라고 말하기엔 쓰러지지 않은 채 기울어진 상태를 줄곧 유지하는 장면들에 지워지지 않는 묘연함이 머문다. 하늘과 대지, 인물과 장소, 빛과 어둠, 영화와 시라는 구분된 요소 사이가 아닌 경계에서 이 기울어짐이 종적을 감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묘연함이다. “시가 도둑맞은 요소는 영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영화는 시에서 그 무엇도 훔쳐내지 못했다.”라는 어긋난 표현처럼, 이리저리 보아도 기울어진 감각이 유지될 뿐이다. 외부의 것을 영화로 끌어들여 의미로 결합하며 균형을 되찾는 것은 결국 영화 본래의 성질을 잃어버리게 만들 뿐이다. 평형추를 찾는 일을 멈추면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보게 된다.(오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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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시간표 (날짜/시간/남은좌석) 은 마지막 상영시간입니다.11월 23일 (토) 12:50 (32석) 감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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