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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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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가는길> 우리 이 여자와 함께 울어보자 주전자 운전 3년에 욕설과 유행가와 설움만 남은 여자

(영화사랑방)삼포가는 길

The Road To Sampo
프로그램명
2024 영화사랑방ㅣ한국고전영화 정기상영회
상영일자
2024-11-04(월) ~ 2024-11-11(월)
상영관
시네마테크
작품정보
100min | Blu-Ray | color | Korea | 1975 |
관람료
무료
감독
이만희(Man-hee Lee)
배우
김진규, 백일섭, 문숙
  • *11월 영화사랑방 프로그래밍 : 신성은(시네마테크팀)


    *상영작: <삼포가는 길>(1975, 이만희) <바보선언>(1983, 이장호) <고래사냥>(1984, 배창호) <개그맨> (1988, 이명세)




    세 사람




     11월의 영화사랑방은 길을 떠난 이들에 관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한국형 로드무비의 공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4편의 영화는 모두 우연찮게 모인 세 사람이 길을 떠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세 사람은 2명의 남자와 1명의 여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을 제외하고는 모두 원작 소설이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삼포가는 길>은 일용직 노동자 영달, 전과자 정씨 그리고 술집 작부 백화 세 사람이 우연히 만나 함께 눈길을 걷는 장면으로 대표되는 영화다. 사연 많은 인생을 살아온 이들겠지만 그들은 서로의 지난 인생을 후회하기 보다 길을 걸으며 나아간다. 이만희 감독의 마지막 영화로, 후반작업 중 병원에 입원하여 편집실을 오갔다고 한다. 결국 영화는 이만희 감독이 세상을 떠난 후 한달 뒤에 개봉했다. 세 사람이 걷는 길을 롱 샷으로 잡아낸 당시의 풍경을 눈여겨 보길 바란다. 


    <바보선언>은 한 영화감독이 뛰어내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동칠은 뛰어내린 영화감독이 남긴 옷가지와 시계를 차고 돌아다니다 대학생 혜영을 발견한다. 동칠은 자동차 정비공인 육덕과 짜고 혜영을 납치한다. 그러나 알고 보니 혜영은 대학생이 아니라 매춘부였다. 스토리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애초에 완성된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로 즉흥적으로 촬영하고 후시녹음 한 장면이 많다. 제목부터 ‘바보’임을 선언하지 않았는가. 1983년작인 이 영화는 전두환 정권의 사전검열체제가 탄생시킨 괴작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제작 전에 제목과 내용을 검열받은 다음에야 제작이 가능했고, 또 매년 2편 이상씩 제작해야만 외화수입쿼터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설명하기 어려운 인물들과 장면들은 뒤죽박죽 모순적인 사회 상황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고래사냥>은 약간 모자란 친구 병태가 거렁뱅이 민우에게 이끌려 윤락가에 갔다가 손님 받기를 거부해 매맞고 있던 벙어리 여인 춘자를 만나 함께 도망친다는 이야기를 담아낸 로드 무비다. 만나기 힘든 고래를 찾듯이 미지의 희망을 찾아 떠난 세 사람의 우화같은 이야기. <바보선언>과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고래사냥> 역시 억압적인 독재 정권 하에서 최선을 다해 하고 싶은 메시지를 던진다. 병태역을 맡은 김수철이 영화음악까지 담당했다.   


    <개그맨>은 이명세 감독의 데뷔작으로, 백일몽이라는 컨셉을 무기삼아 망상과도 같은 모험에 나서는 인물들을 담아냈다. 삼류 카바레의 개그맨이자 스스로를 천재 영화감독이라 생각하는 종세는, 영화배우가 꿈이라는 변두리 이발소 주인 도석에게 자신의 영화에 주연배우로 캐스팅하겠노라 약속한다. 한편 건달들을 피해 극장으로 들어온 선영은 혼자 영화를 보던 종세 옆에 앉아 느닷없이 키스를 하고, 종세를 따라 그의 집으로 간다. 진짜 영화를 찍어보자며 진짜 은행을 털게 된 세 사람은 현실과 영화를 구별하지 못하고 결국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종세가 이발소 의자에서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무엇이 진짜였고 무엇이 상상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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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희 감독사진

    이만희(Man-hee Lee)
    1931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만희 감독은 경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전쟁 중에 통신병으로 복무하였다. 그는 1956년 안종화 감독 밑에서 조수로 일하며 영화계에 들어선다. 배우 김승호의 추천으로 1961년 <주마등>으로 감독 데뷔한 그는 62년 느와르 풍의 스릴러 <다이알 112를 돌려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과 <군번없는 용사>, <마의 계단>과 같은 전쟁, 스릴러 등의 장르영화와 <만추>와 <귀로> 같은 드라마를 통해 영화의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성취해 나간다. 70년대 이후 영화제작환경이 악화되지만, 영화 만들기에 집요하게 매달리던 이만희의 건강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다. 1975년 4월 3일 <삼포가는 길>의 편집실에서 쓰러진 그는 열흘간 병마와 싸우다 4월 13일 45세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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